건설 업계 위기, 부도와 경기 침체에서 생존 전략

중견 건설 회사 부도, 건설 생태계의 경고 신호

지방의 중견 건설 회사 J사가 이달 초 7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부도 처리됐다. 이 회사는 전북 지역의 대표 건설사로 익산시 남중동(298가구, 공정률 83%)과 함열읍(259가구, 공정률 76%)에 아파트를 건설 중이었다. 

 그러나 자금난과 공사비 급등, 미분양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인 대통령 탄핵 사태가 건설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의 S건설사는 최근 23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어음을 막지 못하고 부도 처리됐다. 이 회사는 1995년 설립 이후 20년 넘게 흑자 경영을 해왔던 곳으로, 부산 건설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으로 인해 중소 건설사의 폐업과 부도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문을 닫은 종합 건설사는 394곳으로, 이는 지난해 전체 부도 업체 수와 유사한 수치이다. 또한, 건설업 종사자 수는 급감하고 있으며,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기준 국내 건설업 종사자는 206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줄어들었다. 이는 2013년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감소를 나타냈다.

 건설 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경기 부진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 기성액은 건축(-12.0%)과 토목(-1.9%) 모두 감소하며 작년 동기 대비 9.7%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건설 수주액도 11.9% 감소했다. 많은 건설업체들이 "자금과 일감이 없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중소 건설사들의 경영난, 통계로 본 현실

내년 건설 투자 전망은 더욱 어두운 상황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 위원은 "올해 건설업계는 공사 물량 감소, 경쟁 심화, 이익률 저하 등으로 큰 위축을 겪고 있다"며 "내년 건설 투자는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대전 가양동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작년 12월 공사가 중단된 이후 1년째 방치되고 있다. 시공사는 공사비 인상 후 추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재차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조합의 거절로 공사가 장기 중단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하도 급업체는 철수했고, 일부 전문 건설업체는 일감 고갈로 문을 닫았다.

 건설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전국의 여러 공사 현장이 멈추고 있다. 한때 지역의 대표적 건설사로 알려졌던 중견 기업들도 부도 처리되거나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 불황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 현장에 컨테이너를 임대, 판매하고 있는 한결컨테이너 관계자는 임대 수요 및 판매 수요가 많이 줄어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많이 쌓이고 있다며 건설 경기 회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중소 건설사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급증하고, 미수금 증가와 부동산 PF 부실 등이 맞물리면서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국토 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는 30곳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전체 부도 업체 수를 초과하는 수치이다. 올해 부도 처리된 건설 회사 중 대부분은 지방 업체로, 폐업도 증가하고 있다. 1~10월 동안 폐업한 종합 건설 회사는 394곳, 전문 건설사는 171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85%, 8.9% 증가했다.

 청년 인력 부족과 고령화, 건설업의 미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건설업 종사자는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업 일자리는 작년 대비 3만1,000개 감소했다. 세 분기 연속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인해 공사 현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대형 건설 회사들도 신규 공사가 감소하면서 현장 인력이 갈 곳 없는 처지에 놓이고 있다. 최근 몇몇 대형 건설사는 실적 악화로 임원을 대폭 줄인 사례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내 건설업 생태계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 기업 경기 실사 지수(CBSI)는 지난달 66.9로 하락했으며, 이는 건설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흐름은 내년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 위원은 "대출 규제와 부동산 PF 부실, 높은 공사비 등이 건설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발주 물량 감소 속에서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와 근로자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는 해외 기능 인력 비자 확대 등을 통해 건설 업계의 인력난 해소를 지원할 방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건설업 청년층 취업자는 13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 7,000명 감소했다. 졸업 후 첫 일자리로 건설업을 선택한 청년은 여러 산업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건설 기술인 100만 9,144명 중 20, 30대는 15만 8,503명(15.7%)에 불과하며, 40대까지 포함해도 절반을 넘지 못한다. 50, 60대 건설 기술인(57만 8192명)은 전체의 57.3%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현장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숙련도 높은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 체류 요건을 완화하고, 건설업체의 기능인력 채용 상한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법무부는 숙련 기능 인력(E-7-4) 비자 제도를 개선하여 업체당 채용 가능 인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방 건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금융 당국은 비수도권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지방 주택 수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건설업계 간담회를 열었으며, 참석자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미분양이 심각한 지역부터 스트레스 DSR을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각 은행이 비수도권 가계대출 목표치를 높게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며,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부동산 PF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 상향 적용 시기를 유예해 달라는 요청도 제기되었다.

 정치적 안정과 건설 경기의 빠른 회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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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ifetimenews.net/news/321900

라이프타임뉴스조상권 정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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