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 시장, 월세가 전세를 초월하다
마포·강북, 월세 거래량 증가
서울의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마포구와 강북구, 구로구에서는 새해 들어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초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고금리로 인해 전세 비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전세가율이 상승하면서 아파트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부각되자,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전세가율 상승, 보증금 리스크 확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마포구의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555건으로, 전세 거래량인 319건의 1.74배에 달했다. 이는 2024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초과한 것이다. 2024년 12월에는 전세 거래량이 488건으로 월세 367건보다 많았으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예를 들어, 도화동 현대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54㎡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으로 세입자를 찾았다.
강북구에서도 월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 12월 109건에서 올해 1월 141건으로 늘어난 반면, 전세 거래량은 112건에서 85건으로 감소했다. 구로구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월세 우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광진구에서도 곧 월세가 전세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때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북구 미아동의 SK북한산시티 아파트는 기존 보증금 3억 6,700만원의 전세에서 보증금 1억원, 월세 100만원의 준월세로 계약이 갱신되었다.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1월 기준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354건으로 여전히 월세 4875건보다 많지만,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월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월세 부담은 최근 4개월 동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위축된 것과 관련이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집주인들이 매매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월세를 통해 수익을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지므로 세입자들도 월세 비중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1%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이자율이 월세 선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보증금 규모를 줄이고 월세를 늘리는 임대차 계약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전세사기 사건 이후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주택시장 전반에서 월세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아파트 시장의 월세 상승세 지속
월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은 2024년 9월 4.09%에서 2025년 1월 4.14%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내 빌라와 오피스텔의 월세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사기와 공급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다세대 월세 가격 지수는 2024년 11월 104.87로, 2023년 2월부터 2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빌라 월세 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년 새 2.3% 상승한 반면, 전세 지수는 0.6% 상승에 그쳤다. 오피스텔 월세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으로 1.58%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전셋값은 0.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월세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전세사기 이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공급 부족 문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비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 8,138가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7.7% 감소했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올해에도 전월세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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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타임뉴스조상권 정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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